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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 Travel/2009.02 Swiss - Italia

2009.02 스위스, 이탈리아 여행 - #4 - 융프라우

by SeungJune Yi 2009.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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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프라우(Jungfrau)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기차를 두 번 갈아타야 한다.
올라가는 루트는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 쪽이고 다른 하나는 그린델발트(Grindelwald) 쪽이다.
아마 대부분은 라우터브루넨으로 올라가서 그린델발트로 내려오는 것 같다.
기차는 라우터브루넨이나 그린델발트에서 한 번 갈아타고, 클라이네샤이덱(Kleine Scheidegg)에서 또 한 번 갈아탄다.

인터라켄 동역 (Interlaken Ost)에서 라우터브루넨으로 가는 기차에는 융프라우의 기차 지도가 잘 나와 있다.


기차는 크고 좋은데 사람이 별로 없다. 겨울에 융프라우는 사람들이 잘 안가나?


라우터브루넨에 내렸더니 왜 기차에 사람이 없는지를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은 스키를 타기 위해 산 중턱의 마을에 묵는 것이다.
겨울에 스키를 안타면서 융프라우에 가면 소외감 만빵 느낀다.

라우터브루넨에 가면 길이 세 갈래로 나눠진다.
우리가 올라온 인터라켄 쪽으로 가는 길, 융프라우로 가기 위한 클라이네샤이덱 쪽으로 가는 길, 그리고 융프라우에 질린 스키어들을 위한 쉴트호른 (Schilthorn) 쪽으로 가는 길, 이렇게 세 갈래다.

우리같이 겨울에 융프라우요흐로 올라가는 무식한 사람들은 클라이네샤이덱으로 가는 기차를 타야 한다.
기차 앞에는 스키어들을 위해 스키싣는 짐칸이 따로 있다.


지도에는 스키 슬로프가 나와 있는데, 몇 개나 되는지 셀 수가 없다.
저거 한 번씩 다 타려면 4일은 필요할 듯 하다.


기차타고 클라이네샤이덱으로..


라우터브루넨 이상에서 다니는 기차에는 스키어들이 꽉꽉 들어차있다.
이 동네에서는 리프트 대신 기차타고 올라간다.


아.. 스키타고 싶다.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차 있는 스키어들..
신기한 것은 스노보더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 스키장에는 보더가 더 많은데, 알프스에서는 보더는 찬밥이다.


벵겐(Wengen).. 여기서 많은 스키어들이 내린다. 융프라우의 여러 상급 코스로 이어지는 곤돌라가 있다고 한다.


클라이네샤이덱에 가까이 오니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로 올라가는 기차가 보인다.
우리같이 무식한 사람들은 스키 안타고 저 기차타고 융프라우요흐로 올라가야 한다.


저 멀리 보이는 클라이네샤이덱


여름이면 스키를 꼭대기인 융프라우요흐부터 탈 수 있는데, 겨울에는 클라이네샤이덱에서부터 탈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모든 스키어들은 여기서 다 내린다. 물론 이 기차의 종착역이기도 하다.


우리는 스키를 탈 계획이 아니었기 때문에 둘러보기만 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스키 타는 것을 보니 타고 싶어 죽겠다.


스키타고 싶다.


융프라우에서 스키타고 싶다.


아내는 그다지 땡겨하지 않는다.


진짜진짜 융프라우에서 스키타고 싶다.


너무나 스키를 타고 싶었으나, 비싼 돈 주고 융프라우요흐까지 가는 기차표를 끊어놨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융프라우요흐로 올라가기로 했다.
또 한가지 이유는 요흐에 가면 동신항운에서 제공한 무료 컵라면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몇몇 관광 온 무식한 사람들은 융프라우요흐로 올라가는 Jungfraubahn 기차를 탔다.


아.. 스키장을 뒤로 하고 가야 하다니..


아내는 요흐에 올라가는 것을 더 기대하고 있다.


기차가 산을 뚫고 만든 터널을 통해 요흐로 올라가는데, 중간중간에 밖을 볼 수 있는 전망대 같은 곳을 만들어놨다.
기차가 설 때마다 동굴 안의 전망대에 나가 구경했다.

"하늘과 땅 사이" 간판은 가는 곳마다 보인다.


어떻게 터널을 뚫었나 설명해주는 안내판도 있다.


어떻게 터널 속에 역도 만들었는지 신기하다.


쉬었다가 또 기차타고 위로


또 다른 역


그러나, 또 보이는 "하늘과 땅 사이" 광고판


드디어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 도착.. 도착한 곳도 터널 안이다.
내리니 공기가 부족해서 머리가 띵하다.


제일 먼저 얼음궁전 (Ice Palace)를 구경했다.


얼음 궁전은 당연히 얼음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매우 미끄럽다.


여러 가지 얼음 조각도 전시되어 있는 그다지 신기한 것은 없었다.
30년 전에 갔을 때는 얼음 폭스바겐이 있어서 매우 신기했는데, 이번에는 별 거 없어서 좀 실망이다.


융프라우요흐 = 유럽의 지붕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융프라우요흐 = 유럽의 지붕


유명한 곳에는 빠지지 않고 끼어드는 유네스코 (Unesco)


밖에 나와서 구경을 하려고 했는데, 워낙 눈보라가 심해서 보이는게 없었다.
바람이 세서 나도 날라갈 뻔 했다.


아내는 날라갈까봐 문 앞에서만 구경


요흐 내부에는 이것저것 전시해 놓은 게 많이 있다.



왜 하프가 있는지 모르겠다.


스핑크스 전망대에서 구경을 하려고 했으나, 오늘 날씨가 안좋아서 그런지 문을 닫았다.. 이런 젠장
하기야 가서 본다고 한들 보이는 것도 없겠다.


정말 몇 번이나 얘기하지만 융프라우요흐 = 유럽의 지붕.. 이정도면 세뇌당할만 하다.


또 밖으로 나가는 곳이 있어서 나가봤는데


역시 보이는 것이 없다. 게다가 눈도 못뜨겠다.



원래 계획은 요흐에서 몇 시간 있으면서 천천히 구경하다가 인터라켄으로 내려가는 것이었는데, 보이는 게 없어서 일찍 내려가기로했다. 그렇게 되면.... 스키 탈 시간이 생긴다!!!!!!! 만쉐이!!!!!

빨리 컵라면 먹으러 가자.


컵라면으로 신라면을 준다. 스키 탈 생각에 후다닥 먹어 치워버렸다.


요흐로 올라가는 기차의 톱니 모형


융프라우 기찻길을 가이어 젤러 (Guyer Zeller) 라는 사람이 만들었다고 한다.


기찻길을 누가 만들었는가는 중요한게 아니고 내가 스키를 타는게 중요하다. 빨리 내려가자.


흐흐흐.... 드디어 알프스에서 스키를 타는구나.


클라이네샤이덱에 도착하자 마자 렌탈하우스로 갔다.


돈이 얼마가 들건 중요하지 않다.. 비싸봤자 지가 얼마나 비싸겠어..
스키렌탈 시스템은 정말 잘 되어 있다.
빌려서 타다가 그린델발트에서 스키를 기차에 실어보내면 된다고 한다.
즉, 다시 클라이네샤이덱에 스키를 반납하러 올 필요 없이 그린델발트에서 스키는 위로 보내고 우리는 아래로 내려가면 되는 것이다. 스키를 위로 실어보내는데는 10유로 든다.
그럼 신발은 어떻게 하느냐? 렌탈샾에서 가방도 빌려주는데, 신고 있는 신발을 가방에 넣어 가방을 매고 타면 된다.
나와 아내가 둘 다 스키렌탈을 했는데 약 15만원 정도 들었다.



시간이 약 4시간 정도 남아 있다.


짜잔~ 알프스에서의 스키.. 역사적인 순간이다.


우리는 클라이네샤이덱에서 그린델발트까지 이어지는 beginner 코스를 타기로 했다.
길이가 한 12km 된다고 한다.
딱 한 번 타고 내려가서 스키 반납하고 우리는 인터라켄으로 가면 될 듯하다.



인공적인 스키장이 아니라서 스피드 조절 잘 못하면 크로스컨트리를 해야 한다.



길을 잘못들어도 스키 벗고 걸어야 한다.
슬로프 레인이 정해져 있지 않고, 어디가 길인지도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길 잘못들면 매우 힘들다.


스키를 타다 보면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굳이 골든패스 기차를 타고 경치를 볼 필요 없이 스키만 타면 그보다 훨씬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


가끔씩 표지판이 보인다. 표지판을 보고 나서야 내가 어디쯤 있는지 알 수 있다.



가다 보면 나무 사잇길도 나오고


집도 나오고


응? 눈이 이렇게 많은데 차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지?


기차도 나온다.


길인지 아닌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잘못 들면 눈에 파묻히기도 한다.


아내가 고생이 많군..


드디어 그린델발트 도착.. 정확하게는 그린델발트 옆의 그린델발트 그룬드 (Grindelwald Grund)다.
우리는 클라이네샤이덱에서 그린델발트 그룬드까지 22번 루트를 타고 쭉 내려왔다.


원래는 한 번타고 인터라켄으로 갈 계획이었으나, 시간이 애매하게 남고 또 너무너무 재미있어서 한 번 더 타기로 했다.
첫번째 내려올 때 2시간 정도 걸렸는데, 이번에 올라가면 40분만에 내려와야 한다.
사실 무모한 계획이었으나 한 번 타보면 도저히 그냥 갈 수 없다. 타 본 사람이면 내 심정 이해할 수 있을걸...

그런데, 그린델발트 그룬드에서 클라이네샤이덱까지 가는 기차값이 1인당 3만원이 넘는다.
지금 돈이 문젠가? 가볍게 지르고 클라이네샤이덱으로 올라갔다.


파란 가방이 렌탈 샾에서 신발을 넣으라고 빌려 준 가방


시간이 없는 관계로 똑같은 길을 다시 내려오기로 했다. 22번 쭉 타다가 마지막에 23번을 타는 코스다.
아까는 사진도 찍고 길을 잘못 들기도 하고 해서 2시간 걸렸으니, 다시 타면 40분이면 될 것이야...


40분 만에 내려오느라 힘들어 죽는줄 알았다.
그 긴 구간을 한 번도 안쉬고 쭉 내려왔더니만 아내는 거의 탈진 상태다.


어쨌거나 정말 간발의 차로 예정된 기차 탑승


오늘 고생 많았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인터라켄으로 향했다. 다음에는 반드시 4박5일 정도 타러와야겠다.


인터라켄 동역에 내려서 라커에 넣어 둔 짐을 꺼내 밀라노(Milano)로 향했다.


밀라노까지는 한 번에 안가고 슈피츠(Spiez)에서 갈아타야 한다.


오늘 정말 뿌듯한 하루다... 스키를 타려면 융프라우에서 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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